2009년 9월 9일 수요일

일본 유권자들, 이런 마음으로 투표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제45회 중의원 총선거는 유권자들의 참여율도 높았다. 소선거구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96년 제41회 총선거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인 69.28%를 기록했고, 이들의 약 3분의 2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선거당일 NHK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35%로 집계됐다. 이는 31%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민주당을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주지하다시피 민주당의 308석(총의석수 480석) 획득으로 끝났다.

일본의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심정으로 투표소에 들어갔던 것을까? 민주당 정권탄생으로부터 만 하루가 지난 9월 1일 도쿄 일대에서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 투표당일 이야기와 그 심정을 들어보기로 했다. 기자가 만난 유권자는 총 16명이며 이중 12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투표를 하지 않은 4명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2명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급히 약속이 생겨 못갔다'가 1명, '그냥 (투표소에) 안갔다'가 1명이었다.

투표한 12명중 '소선거' 및 '비례'를 전부 민주당 후보 및 민주당으로 투표한 유권자는 6명이었다. 3명은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지만, 비례대표는 각각 '자민당'과 '우리모두의 당(みんなの党), 그리고 '신당일본(新党日本)'에 넣었다고 밝혔다. 지역구만 놓고 본다면 12명중 10명이 민주당 후보에 넣었다는 말이 된다.

한편 소선거, 비례 전부 자민당에 넣은 이는 정경학부를 다니는 대학생 1명에 불과했다. 다른 한명은 정년퇴직자로 소선거는 자민당 후보에 넣었지만, 비례는 민주당에 넣었으며, 투표는 했지만 그 내용을 말해주지 않은 사람이 1명 있었다.

흥미로운 건 둘다 민주당에 넣은 유권자 6명중 3명이 05년 총선거에서는 자민당에 넣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앞으로 민주당이 정권공약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거의 투표성향이 바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민주당에 기대는 안하는데, 워낙 자민당이 헛발질만 하는지라 (민주당에) 넣었을 뿐"이라고 답하는 이가 상당수였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대화중 몇개를 추려 보았다.

 

일본 유권자들 어떤 심정으로 투표했나?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일본정부, 아이1명당 매월 35만원씩 15년간 지급

민주당 마니페스토(정권공약)의 핵심인 '어린이수당'이 가장 먼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2일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어린이수당 제도 창설을 위한 관련법안을 가을임시국회에서 성립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당이 내걸었던 '어린이수당'은 이번 정권교체의 주역으로까지 불린 핵심공약으로 이번 가을 임시국회에 통과한다면 내년 6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민주당 정권공약 중 가장 먼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어린이수당'은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5년간 1인당 매월 2만 6천엔(한화 약 35만원)씩, 소득제한이나 국적같은 그 어떠한 제한조건도 없이 일률적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자민/공명 연립정권도 '아동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육아지원을 해 왔다. 하지만 그 내용은 민주당의 어린이수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예를 들어 세대수입이 일정액을 초월할 경우 아동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 기준이 되는 세대수입은 회사원이 연간 860만엔, 자영업자가 연간 780만엔으로 이를 초과해버리는 경우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 지급금액도 민주당의 2만 6천엔보다 훨씬 낮다. 현행 '아동수당'은 첫째와 둘째 아이가 만3살이 될 때까지 매월 1만엔씩 지불하지만, 3살이 넘어서면 매월 5천엔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셋째부터는 3살이 넘어서도 매월 1만엔을 받게 된다. 게다가 그 지급기한도 초등학교 졸업까지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민주당의 매월 2만 6천엔, 중학교 졸업시까지 제한없는 일률지급을 내건 '어린이수당'이 자민당과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내는 핵심공약으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민주당의 파격적인 '어린이수당'에 대해 보수논객들과 자민당은 "재원론"을 꺼집어 내며 공격했다. 민주당이 스스로 발표한, 어린이수당에 들어가는 매년 5.4조엔의 재원을 도대체 어디서 마련할 수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처음 1년간은 50%수준인 1만 3천엔을 지급하며, 관청의 낭비예산과 숨겨둔 비상금(매장금)을 활용한다면 집권 2년도부터 2만 6천엔씩 충분히 지급할 수 있다면서, 년도별 예산편성의 합리화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예산편성의 합리화는 곧 일본의 육아지원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저널리스트 진보 데쓰오는 자신의 저서 <민주당이 약속하는 99개의 정책으로 일본은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일본의 육아지원급부금(어린이수당, 육아휴업수당, 보육서비스등의 합계) 총액은 GDP에 대비해 볼 때, 고작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등은 3%이상이다. OECD 가맹국 30개국의 평균만 보더라도 일본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2.3%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은 육아지원 급부금의 증액으로 출산율 회복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정권공약처럼 매월 2만 6천엔씩 지급해도 일본의 급부금은 GDP 대비 2.2% 정도가 될 뿐이다. 프랑스의 3.8%, 영국의 3.6%등과 비교해 본다면 아직도 부족할 정도다. 이걸 보면 지금까지 얼마나  다른 나라들이 육아정책에 신경을 써 왔는지 알 수 있다" (<민주당이 약속하는 99개의 정책으로 일본은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 진보 데쓰오, 다이아몬드사, 45페이지)
 
민주당이 가을임시국회에서 어린이수당을 통과시킬 경우 2010년도 관련 예산은 2.7조엔으로 예상되며, 2011년부터는 5.5조엔이 투입된다. 민주당은 초기 4년간은, 관청의 낭비예산에서 뽑아낸 17조엔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서서히 예산편성에도 메스를 들이댈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이 가을임시국회 성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데는 내년 7월에 실시될 참의원 통상선거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 내년 정기국회에서 어린이수당 관련 법안을 제출한다 하더라도 법안성립이 늦어질 경우 내년 예산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임시국회때 통과시켜두면 별다른 일이 없는한 내년도 예산에 편성된다.
 
3개월에 한번씩 지급하는 현행지급방식을 따른다면, 시행 첫해의 경우 매달 1만 3천엔 곱하기 3개월이므로 아이 1명이 있는 가정은 3만 9천엔을, 아이 3명이 있는 세대의 경우 무려 10만 8천엔(한화 약 140만원)을 6월말에 지급받게 된다. 당연히 7월 참의원 통상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혼이나 아이가 없는 세대, 그리고 이미 지급기준을 넘어버린 15세이상의 자녀를 둔 사람들은 "결국 우리가 내는 세금이 그들을 먹여살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니혼TV>의 와이드쇼 '미야네야'에 출연한 한 민주당 의원은 "정책이라는 것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며, 이런 부분은 서로가 이해해줘야 할 측면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린이수당이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 제도로 인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 인구가 늘어나면 장래적으로 봤을때 연금기금은 물론, 경기정책등 사회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크게 봐줬으면 한다"

'여당' 민주당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009년 9월 1일 화요일

일본 유권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투표했을까?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제45회 중의원 총선거는 유권자들의 참여율도 높았다. 소선거구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96년 제41회 총선거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인 69.28%(비례는 69.27%)를 기록했고, 이들의 약 3분의 2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선거당일 NHK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35%로 집계됐다. 이는 31%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민주당을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주지하다시피 민주당의 308석(총의석수 480석) 획득으로 끝났다.

일본의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심정으로 투표소에 들어갔던 것일까?

 

민주당 정권탄생으로부터 만 하루가 지난 9월 1일, 도쿄 일대에서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 투표당일 이야기와 그 심정을 들어보기로 했다.
 
기자가 만난 유권자는 총 16명이며 이중 12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투표를 하지 않은 4명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2명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급히 약속이 생겨 못갔다'가 1명, '그냥 (투표소에) 안갔다'가 1명이었다.

투표한 12명중 '소선거' 및 '비례'를 전부 민주당 후보 및 민주당으로 투표한 유권자는 6명이었다. 3명은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지만, 비례대표는 각각 '자민당'과 '우리모두의 당(みんなの党), 그리고 '신당일본(新党日本)'에 넣었다고 밝혔다. 지역구만 놓고 본다면 12명중 10명이 민주당 후보에 넣었다는 말이 된다.

한편 소선거, 비례 전부 자민당에 넣은 이는 정경학부를 다니는 대학생 1명에 불과했다. 다른 한명은 정년퇴직자로 소선거는 자민당 후보에 넣었지만, 비례는 민주당에 넣었으며, 투표는 했지만 그 내용을 말해주지 않은 사람이 1명 있었다.

흥미로운 건 둘다 민주당에 넣은 유권자 6명중 3명이 05년 총선거에서는 자민당에 넣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앞으로 민주당이 정권공약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거의 투표성향이 바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민주당에 기대는 안하는데, 워낙 자민당이 헛발질만 하는지라 (민주당에) 넣었을 뿐"이라고 답하는 이가 상당수였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대화중 몇개를 추려 보았다. (아래 링크 클릭하세요)

 

일본 유권자들에게 어디에 투표했는지 물어보다